내가 책이라면...
수원시 선경도서관 사서 손샛별
내가 책 이라면 / 쥬제 죠르즈 레트리아 글, 안드레 레트리아 그림, 임은숙 옮김. - 국민서관, 2012
이 책의 주인공은 오랫동안 숨겨놓은 비밀을 이야기하고 싶고,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고, 읽을 때마다 새로운 의미를 주는 영원한 한 편의 시가 되고 싶은 책이다.
‘내가 책이라면,’이라는 반복 속에 책의 소박하지만 따뜻한 바람이 숨어있다.
“내가 책이라면, 사람들이 모든 보물을 만날 수 있는 섬까지 나를 한 장 한 장 넘기며 여행할 수 있기를 바랄 거예요.”
문득 ‘여행은 서서하는 독서,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라는 말을 연상하게 했다.
작가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어떤 이는 다른 사람에게 뽐내려고 책을 읽기도 하고, 또 어떤 이는 베스트셀러만을 뽑아 읽는다는 것을. 하지만 따끔한 지적보다 작가의 에두른 설득에 우리는 그만 마음을 빼앗긴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 혹은 그렇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조금은 조심스레 추천하고 싶다. 독자든 작가든, 누군가에게 책을 추천하는 사람이든.
어린이보다는 책을 익숙하게 대하는 어른이 올바른 개념을 정립하는데 도움이 될 듯싶다.
누구든지 이 책을 보고나면 주인공의 바람처럼 책을 대하는 마음이 조금은 달라진다면 좋겠다. 내가 그러한 것처럼. 작가의 간절한 바람이 이루어지기를 나도 소망해 본다.
책보다 편하고 쉬운 것이 많은 요즘 세상에, 책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행복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항상 가까이에 빛나는 보물 같은 존재라는 것을 잔잔하지만 강하게 보여주는 책이다.
아버지 쥬제 죠르즈 레트리아가 쓰고 아들 안드레 레트리아가 그린 이 책은 처음 읽을 때는 현실적인 듯하지만 여러 번 읽으며 곱씹을수록 책에 대한 철학이 담긴, 참 멋진 책이다.
“이 책이 내 인생을 바꿔주었어”
이 책의 클라이막스를 장식한 이 문장은 내 마음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으며 나로 하여금 이 책을 추천하는 글을 쓰게 했다.
나도 책처럼 누군가에게 위로와 감동이 되고 싶은 사람으로서, 내가 만약 다음 세상에 무언가로 태어날 수 있다면 이 책이 꿈꾸는 바로 그 책으로 태어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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