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나의 공손나라 여행기
홍미정(화성시 동탄문화복합센터)
심술쟁이 니나가 달라졌어요(세계 작가 그림책 4) / 피에르 빈터르스 글, 바바라 오르텔리 그림 / 다림 / 2013
이 그림책 제목을 대하는 순간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라는 TV프로그램이 연상되어 나도 모르게 빙긋 웃음이 지어졌다. 다양한 문제 행동을 일으키는 아이들을 진단하고 그에 맞는 올바른 육아법을 제시한 그 프로그램은, 전문가의 처방을 통해 차츰 변화되는 아이들의 모습을 그려 한동안 선풍적 인기를 끌었었다. 그렇다면 이 책도 그와 같은 내용을 다루고 있을까? 니나는 과연 어떤 아이일까?
니나는 갈래머리를 한 여섯 살 아이로, 입버릇이 매우 고약하며 짜증과 생트집 그리고 고함을 일삼는다. 어느 날 올바른 예절을 가르치려는 엄마의 타이름에 심술을 부리고 앞뜰로 나간 니나는 우연히 서커스단을 만나게 된다. 이상하게도 평소에는 보지 못했던 자작나무 구멍을 통해 파란 코끼리를 만나고 파란 코끼리는 니나를 ‘공손’ 단장님께 소개한다.
공손 단장님을 따라 ‘예의바른 서커스단’을 경험하면서 니나는 차츰 함께하는 사람들 속에서는 지켜야 할 예절이 있음을 스스로 깨달게 된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갖기 위해 무조건 생떼를 쓰고, 혹여 자신이 원하던 것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짜증과 고함으로 일관하던 심술쟁이 니나가 공손나라 여행을 통해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피에로들의 공손한 인사법, 솜사탕 가게 앞에서의 차례 지키기, 곡예사들의 도움으로 갖게 된 진정한 감사의 마음 등 여섯 살 니나에게는 잊을 수 없는 최고의 경험이었다. 혼자만의 흥미진진한 여행을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온 니나는 엄마에게 이렇게 말한다 “거기 진짜 최고였어요!”
이 책은 버릇없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더욱 권장하고 싶다. 아이들에게 무조건 “안돼!”라는 말로 행동을 제약하기보다 이 동화책을 함께 읽으며, 내가 하는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느낌을 주는지, 공손한 인사와 감사의 표현이 왜 필요한지, 고마운 마음은 어떻게 표현하는 것이 좋은지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것이 교육적 효과가 크리라 생각된다. 분명 우리의 아이들은 니나의 모습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것이고, 세상에서 지켜야 할 예절이란 진심으로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자칫 지루하고 딱딱해 질 수 있는 교육적인 이야기를, 아이들이 좋아하는 서커스단을 등장시켜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는 작가의 역량이 놀랍다. 또한 화사하고 따듯한 색감의 삽화는 이야기를 더 풍부하고 맛깔스럽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교훈적 이야기임에도 거부감 없이 기분 좋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니나가 여행 속에서 만난, 조금은 과장되었지만 유쾌하고도 발랄한 캐릭터들이 한동안 그리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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