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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들의 책 이야기

평범하지 않지만 평범한,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아이. 아름다운 아이

평범하지 않지만 평범한,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아이. 아름다운 아이

 

정은영 (경기도사이버도서관)

 

아름다운 아이 / R. J. 팔라시오 지음, 천미나 옮김. - 책과콩나무, 2012 

 

 

추운 날 튼 온풍기 때문일까? 얼굴이 발그레 해진다. 아니 솔직히 이야기 하면 이 책 아름다운 아이를 보면서 부끄러워지는 것이다. 무엇이 나를 이렇게 부끄럽게 만드는 것일까? 이 책은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게 우리의 편견을 지적해 준다. 자연스럽게 조금씩 오르는 열기가 얼굴을 발그레 하게 만들고, 웃게 만들고, 눈물 흘리게 만든다.

 

안면기형 장애를 가진 아이가 살아가야 하는 이 세상은 어떨까? 이 책은 장애아동이 느끼는 감정을 비교적 담담하게 보여준다. 그러면서도 장애가 낯설어서 어쩔 수 없이 눈길을 마주치지 못하는 그 시선이 당사자에게는 화살이 되어 꽂힌다는 사실을 알게 해주고 평범한 사람을 부끄럽게 만든다. 장애를 갖고 있는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자연스럽게 나오는 평범함 미소라는 것이다. 평범한 미소를 지을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지혜로운 어른들과 평범함 어른들, 부끄러운 어른들의 차이가 아닐까? 바로 그것이 친절하고 명랑한 아이들과 배려 깊은 아이들, 심술궂은 아이들의 차이일 것이다.

 

우주는 눈에 보이지 않는 방법으로 우주의 가장 연약한 창조물들을 보살펴 준다. 맹목적으로 크나큰 사랑을 베푸는 너의 부모님, 평범한 사람이 되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는 누나. 너의 일로 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하는 걸걸한 목소리의 그 녀석. 그리고 심지어 네 사진을 지갑 속에 지니고 다니는 그 분홍 머리 여자애까지. 설령 복권 뽑기 기계일지라도 우주는 결국 모든 것을 공평하게 만들어 준다. 우주는 자신의 모든 새를 저버리지 않는다.”는 저스틴의 생각을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용기가 필요한 또 다른 오기들에게 들려주고 싶다.

 

장애는 그것을 지닌 사람만의 어려움일까? 물론 그렇지 않다. 이 책은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가족의 어려움도 보여주고 있다. 특별한 도움이 필요한 동생을 둔 누나의 심정을 우리가 알 수 있을까? 태양의 궤도를 도는 행성과 같이 되어버린 가족의 삶. 너무 빨리 철들어버린 여섯 살. 어거스트(오기, Aug) 본인의 이야기보다 올리비아(비아, Via)의 이야기가 더 슬픈 것은 보다 더 현실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장애 당사자인 동생 보다 더 많은 것을 보고 느껴야만 하는 비아의 슬픔이 크게 다가온다.

 

이 책은 장애를 갖고 있는 어거스트가 중학교에 새로 입학하면서 겪는 사건들을 주인공 어거스트 뿐 아니라 그 가족과 주변인물의 다양한 시각으로 보여준다. 각 장마다 주인공이 바뀐다고나 할까?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기술해 간 이 글은 각 장마다 기술자가 달라지며 이를 통해 문제를 바라보는 다양성을 확보해 주고, 등장인물들 사이에게 생기는 오해와 편견, 그리고 배경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너무 해피엔딩이고, 성공적인 결말이라 현실감이 떨어질 수는 있지만 아이들에게 따뜻함을 심어주고자 한다면 그보다 좋은 선택은 없을 것이다.

 

새 해가 되고, 봄이 되면 중학생이 되어야 하는 예비 중학생들에게 이 책을 권해주고 싶다. 새로운 시작을 한다는 것은 기대되고 흥분되면서도 두렵고 떨리는 일이다. 어거스트의 난 생 처음 겪는 학교생활을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또한 이 겨울, 학원에서 중학교 과정을 미리 배우느라 바쁜 예비 중학생들이 국어, 영어, 수학……, 학업 과정보다 사랑하는 법, 친절을 베푸는 법, 받아들이고 이겨내는 법을 먼저 배웠으면 좋겠다. 이 보다 어린 아이를 둔 부모라면 아이와 엄마의 마음이 따뜻해지도록 잠자리 침대 머리맡에서 조금씩 매일 읽어주면 어떨까? 오기의 엄마처럼…….